정보미디어 학생들에게 인기 상한가 이신 아리조나 교수님의 오늘자 문화일보 컬럼 입니다.
좋은 insight 를 얻을 수 있는 article 인거 같아 올려 봅니다. ^^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00112010331371910020

최근 정보·기술(IT) 고수들이 모이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쇼(CES 2010)는 한국 IT 기업인 삼성과 LG의 위상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었던 꿈의 마당이었다. 지난 여름에 미 뉴욕의 최첨단 거리인 타임스 스퀘어의 가장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있는 두 기업의 광고판을 보며 동행했던 어린 딸에게 내가 어릴 때와 현재 너희들 세계에서의 대한민국 위상이 너무도 다름을 설명했던 기억이 새롭다. 한국 기업들의 노력에 새삼 감사할 따름이다.
대한민국의 향후 브랜드는 IT산업의 미래와 직결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 이렇게 중요한 한국 IT의 미래를 위해 어떻게 제대로 가야 하는 것인가.
우선, 미래의 고객을 내다보는 것이 중요하다. 비즈니스 성공은 결국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느냐를 알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 사람들이 왜 IT를 사용하는 것일까? 사용이 쉽고 편리함 때문일까? 물론 처음에는 편리함에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미래에 기술적으로 우수한 더 많은 IT 제품의 실패를 볼 것이다. 고객들이 더욱 더 IT를 본인의 또 다른 삶의 일부로 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아이팟이 꽤 고가임에도 구입하는 젊은이들에게 왜 구입하느냐고 물었을 때 대개 “예뻐서요”라는 대답을 듣곤 했다. 그처럼 그들은 무언가 자신만의 의미를 IT 제품에서 찾으려고 하는 것이다. IT라는 세계에서는 현실에서 이룰 수 없던 그들만의 세계를 추구하는 것이다. 그들의 자유로운 꿈이 이뤄지도록 해 주어야 할 것이다. 최근에 대박난 영화 ‘아바타’가 시사하는 바도 바로 이것이다.
이와 함께 가장 중요한 화두는 개방이다. 개방은 그 누구든 우리 것을 편하고 자유롭게 이용토록 하는 배려다. 구글폰이 새로 나오며 아이폰을 위협하고 있다. 구글이란 기업이 무서운 이유는 그 개방성에 있다. 애플은 매킨토시 컴퓨터를 팔면서 자사 소프트웨어를 고집하다가 개방성이 좋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시리즈 운영체계에 당한 쓰라린 경험이 있다.
국내 IT산업의 개방성 측면에서 자기반성도 미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 예로, 국내 모바일산업의 취약한 개방성을 살펴보자. 이는 국내 기업이 수익성이 좋은 유선에 대한 미련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도 있겠으나 정부 정책이 이를 따라 주지 못한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개방사회에서 산업과의 영역은 정말 무의미하다. 모바일산업이 금융산업이 될 수 있고 그 반대도 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기업과 정부가 기술과 비즈니스 개방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미래 고객의 마음을 이해한다면 한국 IT산업의 미래는 너무도 긍정적이다. ‘아는 것은 좋아함만 못하고 좋아함은 즐김만 못하다’는 공자의 말도 있다. 복잡한 현대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찾아주는 일이야말로 비즈니스 모델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것이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치크센트미하이가 주창한 ‘플로(Flow) 이론’으로의 연결 고리가 아닐까. 플로는 스스로가 만들어낸 세계 그 자체가 즐겁고, 자신이 가진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으며, 그 결과 스스로가 향상되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는 사실을 설파하고 있다. 즉, 경험 그 자체를 추구하는 것이며 몰입한다는 것이다.
IT 세계도 현실 세계와 마찬가지로 사람 냄새가 나야 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의 함께하는 문화는 IT와 찰떡궁합이다. 그간 한국 IT산업의 성공 근저에는 이러한 고유 철학이 있었다. 마음이 따뜻하고 누군가도 푸근하게 해 주는 그런 감성을 IT에 담아 사람다운 색으로 아우를 줄 아는 한국인이 있기에 IT 한국의 미래는 정말 밝다. 열정과 ‘끼’로 충만한 한국인들이 펼치는 IT의 또 다른 도약이 기대된다.
[이희석 / 카이스트 교수·경영학]